○…이른바 동네병원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 개원가에 에스테틱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두해 이어진 바람이 아니지만 2006년 현재 병의원에서 비만성형 시술은 점점 필수 요소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비단 성형외과, 피부과 등 해당 과에 국한 된 얘기가 아니다. 소아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를 비롯해 심지어 정형외과에서도 에스테틱 ‘외도’를 시도하고 있다. 과히 열풍이라 불릴 만 하다.
지난 5일 의사포탈 사이트 아임닥터(www.iamddoctor.com) 주관으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개원미용정보EXPO에는 1천2백여명의 의사들이 모여 이같은 열풍을 실감케 했다. 이날 참석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피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타 과 의사들이어서 높아진 에스테틱의 인기와 함께 깊어진 개원가의 불황을 보여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산부인과 전문의 이 모 원장은 “최근 들어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환자가 예년에 비해 반 이상 줄었다”며 “산부인과 진료만으로는 병원유지도 힘들어서 여성종합클리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산에서 정형외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원장은 이미 에스테틱 관련 서비스를 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는 이번 엑스포를 찾은 이유에 대해 새로운 에스테틱 분야 진료를 더 추가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에스테틱 관련 진료를 시작한 뒤 확실히 환자가 늘었다”며 “현재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놀랍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영등포에서 소아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장 모 원장도 마찬가지다. 장모 원장은 “최근의 현실은 에스테틱 분야에 손을 대지 않으면 병원의 유지가 힘들어 에스테틱 시술 분야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전라남도에서 가정의학과의원을 운영하는 한 모 원장은 “전공이 아닌 피부미용 분야를 도입하다보니 의과대학 시절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며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에스테틱 진료를 도입하고 나서 병원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에스테틱 시술의 도입이 반드시 병원의 핑크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미용 의료기기 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계의 수요가 늘어 좋기는 하지만 주위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보기 때문에 우려가 되는 부분 또한 있다”며 “병원에 성공적으로 에스테틱 진료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마케팅 기법의 도입과 진료의 전문성은 필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원미용정보EXPO에 강사로 참석한 한 성형외과 원장은 정부의 저수가 기조때문에 자신의 전공분야 외 미용성형 시술을 하는 대한민국 의료계의 문제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개원가 불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미용 관련 학회가 많이 생겼으며 세미나 또한 늘어났다"며 "우리나라 의료계의 현실이 안타깝고 서글프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EXPO에 참서한 의료계 관계자들은 “국가의 의료정책 부재와 저수가 현실, 매년 의사들이 3천여명씩 쏟아져 나오는 실정에서 이같은 의료계의 비정상적인 흐름은 피할 수 없다”며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이예림 기자 [yerim@mdtoday.co.kr] |